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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경계를 없애다 - 원데이치과 공유오피스”
 오피스 공간은 가장 변화가 더딘 공간 중 하나입니다. 일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치’보다는 '기능'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곳이 대부분이죠. 예를 들어, 주거 공간은 가족 간의 '소통'이라는 가치를 반영합니다. 대부분 거실을 중앙에 두고 나머지 공간이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는 어느 공간에 가더라도 거실을 지나므로 구성원 간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소통을 유도합니다.

 상업 공간의 경우에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가치 전달을 목적으로 합니다. 소비자들은 공간에서의 특정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 매력을 느끼고, 나아가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브랜드는 생명력을 유지해 가죠. 그렇다면 오피스 공간은 어떤 가치를 반영해야 할까요?

가치가 숨 쉬는 오피스를 찾는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은 요즘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들은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을 뜻하는 ‘워라밸'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과 직장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청년들은 이러한 사회적 인식에 따라 없는 열정까지 불사르며 취업과 근무에 최선을 다했죠.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일’만 남고,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더 자신을 잃어버리기 전에 사회에서도, 직장에서도 일상적 ‘가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의 삶과 가족과의 시간을 일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야근 없는 ‘칼퇴근’, 잔업 없는 ‘주말’을 보장해주면서 사생활을 기꺼이 존중해주는 회사를 원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일터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자신의 일상적 권리를 누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편,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워라밸’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는 '워라밸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추구할 경우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대립 관계를 기정사실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과 삶은 경쟁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것이죠. 일과 삶의 조화를 주장한 그의 논리에 따르면, 가정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로 출근할 수 있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뒤엔 역시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오피스의 UX 전략
 우리는 원데이 치과의 새로운 업무 공간을 준비하면서, 일과 삶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떠올렸습니다. 사람들이 일의 의미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칼퇴근, 인센티브, 복리후생 등의 기본적인 제공 이외에도 일의 의미와 본질, 동료들과의 협업에 대한 즐거움, 나아가 자신의 성장과 가능성의 발견 등 좀 더 높은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이를 위해 공간 안에 적용할 두 가지 기준을 설정했습니다. 첫 번째 축은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의 ‘경험'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축으로는 다양한 이용자들이 교류하며 협업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본래 ‘원데이 치과 오피스’는 다양한 지점 및 부서의 협업을 도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탄생했습니다. 여러 지점의 직원들이 서비스 교육이나 다양한 클래스를 듣고,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용도로 만들어졌죠. 그래서 우리는 이 공간을 설계할 때, 과거 영국 지역사회의 중심을 이루었던 '퍼블릭 하우스'의 개념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줄임말인 ‘펍(Pub)’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술집의 기원이 되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술을 파는 주점이 아닌,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이던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자 오락 공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퍼블릭 하우스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모티브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도록 공간 안에 펍의 즐거움과 휴식의 기능을 더하고, 다양한 교류와 협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요소로서 ‘라운지'를 조성해 자유자재의 네트워킹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서비스 교육이나 클래스 등 이벤트가 효과적으로 열릴 수 있게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라운지 한쪽에는 팬트리(pantry)를 비치해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또 각 실로 통하는 ‘복도' 벽면엔 보드를 설치하고, 바 테이블을 배치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가벼운 미팅을 하기도 하고, 지나다가 스치는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서로의 발상과 발견이 기록으로 더해져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되는 장소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트판과 탁구대입니다. 퍼블릭 하우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인데요,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오락을 즐기고, 쉼을 얻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는 펍의 오락적 기능을 가져왔지만, 너무 번잡하거나 어지럽지 않도록 깔끔하고 정돈된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타일을 활용해 모던하면서도 캐주얼하게 벽면을 꾸미고, 따뜻한 조명과 활기찬 색조의 가구들을 하나둘씩 배치해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생동감을 주는 분홍색 탁구대가 테이블로 변신한 ‘회의실’에는 테이블 의자 이외에도 벽면에 붙박이 의자를 두어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이뤄지게 했습니다. 회의실을 감싸는 통유리 벽면은 개방감을 주면서도 유리에 타이포 디자인을 입혀 완전한 공간 노출을 막았습니다. 이 곡선의 유리 벽면은 오피스의 전체적인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라운지에서 복도로 연결되는 동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가장 넓게 조성된 ‘라운지'에도 곡선의 가구와 식물들을 배치해 구조적으로 공간과 조화를 이루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게 했습니다. 라운지에는 <Director’s pick> 코너를 조성해 추천 도서를 비치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가져다 읽을 수 있게 유도했습니다. 또, 탁구채 형태의 네온사인 등 그래픽 사이니지를 조성해 디테일한 부분에서 위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일’에 대한 편견, ‘업무 공간’에 대한 선입견이 한순간에 바뀌기는 어렵습니다. 일은 여전히 힘들고, 가끔은 잠까지 이루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죠. 아직도 직장인들은 주말을 기다리고 월요일을 두려워합니다. 또, 집과 달리 나를 통제해야 하는 사무실 공간을 답답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도한 것처럼 사무실 공간을 삶의 공간과 분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삶의 경험과 문화를 사무실 속에 하나둘 끌어들인다면 사람들의 편견이나 선입견도 조금씩 바뀌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동료, 선후배와 함께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업무 경험을 주는 공간, 따뜻한 주거 공간처럼 편하게 쉴 수도 있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도 있는 문화를 가진 공간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삶은 소중합니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 하는 시간 또한 매우 소중하죠. 사람들이 일과 삶이 주는 조화로운 행복을 누리며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원데이치과 공유오피스 공간은 일하는 모든 이들,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우리의 꿈을 그려 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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