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 Terry Internet Cafe

미스테리PC 리뉴얼 디자인
“누구에게나 신나고, 신비로운 카니발이 열리길 바라며”

 이 프로젝트는 신길동에서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한 PC방이 인근으로 이전을 준비하며 시작됩니다. 클라이언트는 기존의 평범한 PC방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탈피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 찾아오는 고객들을 '신나게 하는 공간’으로 바뀌길 원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확연히 다른 즐거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어떤 요소를 가미하면 사람들이 좀 더 재미를 느낄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본래 PC방은 기본적으로 어둡고 조용합니다. 물론 컴퓨터 불빛들 사이로 보이는 표정들은 모두 제각각이죠. 모니터 속에서는 재미있고 즐거운 판타지가 펼쳐질지언정, 밖은 때로는 삭막하고 고독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풍경을 벗어나 고객이 PC방 안으로 들어왔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광경을 마주하게 한다면 어떨까. ‘현실 웃음’이 터지는 동시에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로 가득한, ‘미스테리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이 방향성을 표현한 단어에서 착안해 ‘Miss Terry’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죠. 상큼 발랄해 보이는 아가씨, Miss Terry가 즐겁게 누릴 수 있는 PC방을 상상하며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무료한 내 일상을 바꿔줄 신나는 공간이 필요해요!”
 Miss Terry는 먼저 PC방의 주 고객인 어린 학생들과 20~30대 젊은 세대를 대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무료한 일상을 바꿔줄 신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PC방 이용자의 행동패턴을 살펴보면, 보통 오래 머무르는 편인데 입장 이후로는 공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오래 보아야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보다는 첫인상이 매우 강렬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와! 여기 진짜 신나는데?’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런 공간의 요소를 고민하던 중, 갑자기 학교에서 일일 소풍으로 놀이동산에 간다고 하면 마냥 신이 나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놀이기구를 타고,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흥겹고 화려한 카니발 행진이 시작되면 또 다른 환상의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Miss Terry를 위한 신나는 카니발을 이 공간에 펼쳐놓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공간은 가운데에 큰 기둥이 있고, 기둥을 중심으로 안쪽의 천장고가 낮아서 조금은 개방감이 떨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핸디캡이라고 생각되었던 이 부분은 카니발 컨셉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천장고가 높은 공간 안에 들어서면 먼저 시선이 머무는 좌측 공간은 개방감을 강조해 카니발이 펼쳐지는 광장처럼 디자인했습니다. 특히 광장을 둘러싼 주변 먹거리 상점들도 시각적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먹거리 상점들의 간판에는 일부러 실제 PC방에서 판매 중인 메뉴를 적어 인테리어 이상의 역할을 하도록 했습니다. 은연중에 간판을 둘러보다가 음식을 주문하도록 하는 소소한 장치죠. 상점들 사이로는 화려하게 줄 전구를 달아 야외에 있는 느낌을 주고 개방감을 더했습니다.


“첫인상부터 정말 다르군요!”

 카니발 광장과 먹거리 상점을 지나 만나게 되는 카운터에서 Miss Terry는 손뼉을 치며 환호합니다. 첫인상부터 반해버렸다고. 

 우리는 모든 손님을 맞이하는 카운터가 강렬하고 화려한 첫인상을 선사하는 장소가 되길 바랐습니다. 마치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최대한 끌기 위해 사인물과 조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카니발 거리의 빈티지한 Diner처럼 표현했습니다. 반짝이는 알루미늄광의 골강판에 푸른빛의 간접조명, 과장된 화살표와 네온사인, 빼곡히 박힌 알전구와 같은 요소들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다소 촌스러우나 카니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카운터 뒤쪽 공간은 벽으로 구획되어야 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전체적으로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입니다. 사실 기능적으로는 주방과 서버실, 식음료 수납장 등 가장 많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편리하면서도 깔끔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높은 벽으로 가로막힌 이곳에 화려한 카니발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푸른색과 붉은색을 교차시킨 색감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색상 대비의 정도를 조절하고, 눈에 피로감을 주지 않을 정도의 채도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벽장의 개구부를 카니발의 수많은 플롯 카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입구처럼 표현해 보았습니다. 느슨하게 늘어뜨려진 천막의 형태를 가져와 카니발의 무드를 표현했습니다. 천막 형태의 개구부 위에는 벽장의 용도를 적은 조명 사인물을 부착해 가상의 천막을 더욱 위트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세심하게 디자인한 공간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죠”

 PC방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공간 중 하나는 바로 흡연 부스입니다. Miss Terry는 이곳에서도 세심한 친절과 유머를 느껴 미소를 짓습니다. 

 흡연자들을 위한 기능적 공간이지만 이곳에도 재미있는 스토리를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보았습니다. 카니발의 현장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강렬한 빨간색의 관람차를 발견합니다. 관람차 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길게 두른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죠. 흡연 부스에 들어간 사람들은 관람차에 탑승해 화려한 카니발의 거리를 관망하는 기분을 느낄 것이고, 밖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부스 내부의 사람들을 한가로이 경치를 즐기는 관람객으로 느낍니다. 함께 온 친구 사이라면 더 재미있는 상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완벽한 타인이라고 해도 스치듯 지나가는 시선을 통해 각자 머릿속에 짧은 영화 같은 상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회전목마라니, 전혀 예상치 못했는걸요"

 지금까지도 충분히 신나고 기분 좋아했지만, Miss Terry에게 깜짝 놀랄만한 짜릿함을 선사해주고 싶었습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 내부의 모습을 본 Miss Terry는 지긋이 웃으며 만족스러움을 표현합니다.

 공간 중앙에 놓인 기둥 주변으로 벽장과 흡연 부스가 있어 오른쪽 공간으로 가는 통로의 개방감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좁지만 들어가고 싶은 특별한 공간'으로 구성하여 구조적인 단점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오른쪽 공간은 카니발의 행진 길목에 있는 회전목마를 연상하도록 디자인했죠. 정사각형에 가까운 공간 벽의 상부에 붉은색, 백색을 교차한 띠장과 금색 몰딩을 넣은 물결무늬의 패턴을 입혀 마치 회전목마 안으로 들어온 느낌을 받도록 했습니다. 내부는 천장 조명 없이 띠장에 넉넉히 박아 넣은 작은 알전구와 간접 등으로 조도를 조절했습니다. 이로 인해 천장이 낮고 입구가 좁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보다는 포근하고 아늑한 기분을 선사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정을 함께 한 Miss Terry의 모습을 공간 안에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붉은 머리 위로 화려한 모자를 쓴 마술사, Miss Terry가 그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공간의 미스테리함이 비로소 완성됩니다. 한창 카니발이 벌어지고 있는 시끌벅적한 이 공간을 지켜봐 온 그녀는 내부에 사용되는 사인물들에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이곳저곳에 비밀스러운 모습으로 숨어있는 그녀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상이 넘치는 이야기들을 스스로 만들어갈 것이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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