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Lalafel Jewelry Shop
Genre : Retail shop
Address : 4F, 176, Yanghwa-ro, Mapo-gu, Seoul
Area : 47.8㎡
Client : Goldsmith
Involvement : Fundamental Plan, Construction
Date : 2017.5 - 2017.6
“진심, 정성, 과정의 가치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공간입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주얼리 시장은 요즘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주)골드스미스인터내셔널의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라라펠(LALAFEL)’을 만나면서 패션 시장에 부는 새로운 바람과 소비자들의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게 됐습니다.
(주)골드스미스인터내셔널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O2O 서비스 기반의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는 주얼리 브랜드를 기획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목표로 2017년 1월 약 10일간, 25세에서 35세에 해당하는 젊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얼리를 구매하는 대상과 목적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결과를 집계해보니 전체의 7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선물용으로 주얼리를 구매하고 있었고, 그 인원 중 94%가 남성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주)골드스미스인터내셔널은 주로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해 온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 이처럼 새로운 경향을 발견하고 그 타깃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남성들이 선물하기 좋은 주얼리 브랜드 ‘라라펠(LALAFEL)’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라라펠(LALAFEL)’은 ‘행복하게 하다’라는 뜻의 스페인어 문장에서 단어를 조합한 것입니다. ‘주얼리를 선물하는 것은 누군가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고 브랜드의 가치를 정의했습니다. 정성이 담긴 선물로 사랑하는 이에게 전할 수 있는 행복과 설렘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이 브랜드가 주목하는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명한 문화사가이자 인문학자인 제임스 트위첼(James B. Twitchell)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은 물질 자체가 아니라, 의미가 담긴 물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은 ‘가치’와 ‘본질’을 사랑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선물을 고르느라 시간을 들이거나 직접 손으로 만든 선물에 사람들은 매우 감동합니다. 여기에 손으로 눌러쓴 축하 편지까지 있다면 상대방의 진심을 십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고유성이 없어 보이는 대량 생산된 상품에서도 특별한 가치와 본질을 강조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매우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돌아가 차가운 물성의 제품에 따뜻하고 특별한 가치를 담아낼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에 등장하는 여우가 ‘특별함은 관계 맺음에서 시작된다.’고 말한 대목을 떠올렸습니다. 특정 상품과 고객 사이의 관계는 브랜드의 공간 안에서 고객에게 어떠한 권한을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는 고객에게 브랜드에 관여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며, 브랜드와의 유대감을 쌓는 기초가 됩니다.
우리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선물로 주얼리를 고르면서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들이 천천히 둘러보면서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브랜드와 특별한 교감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불편하고 느리더라도 그러한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진열 형태를 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공간에 ‘select’라는 콘셉트를 더하고 주얼리를 고르는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넣어 특별한 감정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보석을 담은 서랍은 투명하게 제작해 동시에 더 많은 상품이 잘 보이게 했고, 영롱하게 빛나는 주얼리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열리는 서랍과 상자는 비밀스러운 느낌과 신비로운 판타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천천히 꺼내어 보여주는 매장 직원의 퍼포먼스도 상품에 고귀함과 특별함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라라펠은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주얼리를 구매하면 추가로 메시지 꽃과 엽서, 시그니처 펜, 그리고 캐릭터를 줍니다. 보통은 패키지 상품 형태로 이러한 서비스 상품들을 같이 주지만, 우리는 주얼리와 함께 공간 속에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각 상품과 함께 특별한 이야기를 제공하고 고객이 이를 직접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고객이 주얼리와 함께하는 특별한 일상을 상상하고 발견하며 또는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합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는 라라펠의 공간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취향과 마음을 알아주는 주얼리를 발견하게 되길 바랍니다. 단순히 외모를 꾸미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가적인 의미의 주얼리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진정한 선물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주얼리를 고르는 과정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설렘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진정한 선물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이 자신에게 도리어 얼마나 큰 선물이 되는지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