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rro Bunny
Churros Cafe

“전통시장과의 조화로운 공존, 열린 대화를 지향하는 츄로바니 카페.
 젊은 긍정의 에너지를 전염시키는 공간을 표현했습니다.”

예로부터 시장은 식자재를 비롯한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하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동네 사람들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지금은 모바일 인터넷으로 쉽게 장을 보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언제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죠. 또, 다양한 만남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장소들이 시장의 기능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전통시장 안에 빈 점포 수가 약 2만 개에 달한다고 하니, 기존 시장 상인들의 한숨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최근 이렇게 잊혀가던 전통시장을 살리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년 상인들이 활약하면서 우리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전주 남부시장에 위치한 청년몰이 있습니다. 전주 지역의 32명 청년이 전통시장 안에 창업하면서 소위 말해 ‘파리만 날린다’고 표현하던 시장의 분위기를 싹 바꿔놨습니다. 주말에 운영하는 야시장에는 항상 1만명 이상이 다녀가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전국 젊은이들로 인해 남부시장 전체가 활기를 띠고, 기존 상인들의 매출도 3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전통시장 불경기, 자영업 폐업과 청년 실업의 증가라는 암흑과 같은 상황을 벗어나게 만드는 돌파구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전통시장에서의 청년 스타트업이 성공을 거두자 정부는 물론, 대기업도 나서서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을 잇고 있으며 전국 전통시장들이 청년 창업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통시장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젊은 피의 등장, 즉 ‘의외성’이 사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만 같았던 이들의 만남이 오히려 시너지를 발휘했습니다. 한동네 안에서 얼굴을 익혀온 어르신들끼리 안부를 주고받고 오늘 식탁에 오를 반찬거리를 준비해가던 ‘익숙함’의 장소를 신나는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한 ‘새로움’으로 무장시켜 낯선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는 화곡본동시장 안에 위치한 청년 사장님이 운영하는 츄로바니 카페(CHURRO BUNNY CAFE)를 만나게 되면서 이러한 전통시장의 변화와 그 매력에 집중했습니다. 이제는 더욱더 새롭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전통시장의 매력을 담아내고 변화에 부응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카페로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화곡본동시장은 1969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진 골목형 전통시장으로 화곡역 인근 교통의 중심지에 있습니다. 주변 다가구 및 빌라, 단독주택 밀집 지역 일대를 아우르고 있어 많은 주민이 애용하고 있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다수의 매장이 저렴하고 알찬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먼저 이 카페를 방문하게 되는 고객과의 접점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전통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계획 없이 지나다가도 잠시 들러 디저트와 음료를 즐기고 쉬어가고 싶어지는 장소가 되길 바랐습니다. 이러한 충동적인 방문으로 시작해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을 느낀 고객들이 차차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방문하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의외성을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인 요소를 부각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린 밝은 노란색을 매장 전체에 사용하여 멀리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도록 강조했습니다. 또 브랜드의 주요 제품인 추로스와 심볼로 등장하는 토끼를 살려 매장 간판으로 선명하게 표현했습니다. 이는 츄로바니 카페가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 공간에는 전통시장에는 어울리지 않을법한 화려한 색상과 그래픽을 과감히 사용하여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자 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넣어 공간을 채웠습니다.

전체 매장의 평면은 고객과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기능적으로 음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축소하고, 대신 구매한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 즐기고 쉴 수 있는 고객의 공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잠재적 고객들이 오가는 골목길을 향해 열려있는 여유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거리를 가득 메운 좌판과 선간판으로 다소 복잡해 보이던 골목길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입구로부터 깊게 뻗어있는 매대의 위치는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기 위해 매대를 향해 걸어 들어가면서, 심리적으로도 브랜드에 가깝고 깊숙이 관여하게 되도록 의도했습니다.

항상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할 요소 중의 하나는 매장이 위치한 주변 환경과 매장과의 조화일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조화로움 속에서도 의외성과 새로움을 살려 고객의 뇌리에 각인되는 브랜드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균형을 유지하고 강약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매장이 오픈한 이후, 츄로바니 카페 덕분에 시장 분위기가 밝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만큼 다행히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과 점점 더 가까워지는 브랜드로 발전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공간을 고민하면서 함께 디자인적으로 풀어보았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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