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Charles House
Genre : Bar
Address : 113, Donggwang-ro, Seocho-gu, Seoul
Area : 138.56㎡
Client : Baek So Hyun
Involvement : Fundamental Plan, Construction
Date : 2013.3 - 2013.8
“19세기 영국 신사들의 아지트를 닮은 찰스 하우스.
품위 있고 중후한 멋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여기 한 매력적인 신사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찰스(Charles).
사람들은 그를 두고 세련미가 풍기는 외모와 함께 지식과 품위까지 모두 갖춘, 신사 중의 신사라고 말합니다. 그는 개인 취향에 맞는 그림과 가구, 조명을 수집할 줄 아는 감성과 위트를 가진 남자죠.
19세기 영국 신사들의 사교클럽은 남부럽지 않은 재력과 지위, 스타일과 교양을 갖춘 자여야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기 있는 사교클럽은 들어가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매우 많았지만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찰스(Charles)의 저택에서 열리는 모임도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 했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비슷한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남자들을 초대해 좋은 술과 음식을 나누고 기품있는 대화를 나눕니다. 그의 저택은 품격있는 신사들과 함께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비밀스러운 아지트입니다.
우리는 방배동에 위치한 라운지&바인 ‘Charles House’에 이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싶었습니다. 특히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는 이곳은 영국 신사들의 비밀스러운 모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공간의 구성과 전체적인 분위기가 영국 신사가 거주하며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하는 고풍스러운 저택이라는 콘셉트와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강하지만 차분하고, 신비스러운 남자를 상징하는 ‘딥블루 그레이’ 컬러를 사용해 중후하고 점잖은 느낌을 공간 안에 담고자 했습니다. 영국 저택의 평면 구성을 기준으로 입구와 홀, 와인바, 라운지 등 존(zone)을 나눠 구성했습니다.
찰스 하우스로 들어가는 출입구 위에 영국 신사들의 검은색 톱햇(Top Hat, 실크 모자) 이미지와 함께 로고를 넣은 간판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검은색 지팡이로 손잡이를 만들어 전체 공간의 콘셉트를 직접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신사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마네킹과 그 위로 비추는 노란빛의 조명도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품격있는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홀(Hall)로 들어가기 전에 닿게 되는 웨이팅룸(Waitingroom)은 우리의 가상 인물, 찰스의 취미와 재치가 엿보이는 공간입니다. 그가 좋아하는 서로 다른 크기의 액자들과 매우 큰 거울을 벽면에 비치해 작은 공간을 커다란 멋으로 채웠습니다. 우리는 라왕(lauan)과 애쉬(ash) 재질의 액자 틀을 사용해 영국 저택의 고전적인 느낌을 살렸습니다. 또, 위트있는 가구와 조명으로 공간 자체에 밝은 분위기를 입혔습니다.
홀에는 커다란 샹들리에의 분위기 있는 조명과 에폭시(epoxy)로 마감한 바닥의 진한 회색 조가 조화를 이뤄 절제된 듯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했습니다. 에폭시를 사용해 수분과 먼지로부터 바닥을 보호하고 유지, 관리에 편리성을 더했으며 시각적으로도 빈티지하면서도 클래식한 멋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샹들리에를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와인바를, 왼쪽에는 소파를 비치했습니다. 멋진 영국 신사들이 와인잔을 들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공간입니다.
와인바에는 일렬로 배치된 의자 앞으로 몽환적인 느낌의 흰색 조명이 테이블 위 투명한 와인잔을 비춥니다. 또 와인 선반에 올려져 있는 잔들도 마치 조명처럼 여러 개의 빛으로 테이블과 공간 전체를 은은하게 만듭니다. 투명한 와인잔과 몽환적인 조명이 함께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소파 좌석 옆으로는 책장을 두어 신사들의 지적인 멋을 내었고 간접조명을 두어 부드러운 감성을 자극하게 했습니다.
더욱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나눌 법한 소규모 라운지들이 홀을 감싸고 있습니다. 하나의 특별한 라운지를 소개하면, 이곳은 커다란 창문으로 스며드는 밝은 달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홀과는 달리 비교적 따뜻한 느낌의 바닥재와 클래식한 느낌의 천장 그리고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포근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특히 흰색이 아닌 노란빛의 조명으로 따뜻함이 느껴지게 설계했습니다.
또 다른 라운지에는 검은색의 테이블 주위로 폭신한 진한 갈색 소파를 두어 공간에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검은색의 벽면에는 푸른 머리를 휘날리며 백마를 타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신비스러운 여자의 그림을 걸어두어 자칫 심심하고 무거울 수 있는 공간을 중화시켜줍니다. 천장에는 섬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의 조명기구들을 달아 남성적인 느낌의 우직한 가구들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우면서 포근한 거실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찰스 하우스의 공간들은 통일성 있는 콘셉트 안에서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가구, 조명, 바닥, 소품을 조화롭게 활용해 각 공간의 특별함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찰스와 함께 와인바에 앉아 고민을 나누고, 때로는 소파에 앉아 책 이야기를 나누기에 편안한 디자인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그의 위트를 살리고 그만의 감각을 곳곳에 불어넣기 위해 상상력과 섬세함을 발휘했습니다.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는 공간은 사람으로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영국 신사들의 공간을 상상하며 창조한 공간, 찰스 하우스에서 품격있는 여러분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